강성우 CHI'25 후기

올해 CHI 학회는 일본 요코하마에서 개최되었다. 가까운 곳에서 열리고, 여러 기회가 되어서 논문 없이 참석하게 되었지만, 다음에는 꼭 내 논문을 들고 오겠다는 다짐을 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CHI를 가게 돼서, 논문들을 미리 살펴보았다. 여전히 대부분의 연구들이 흥미로워 보였지만, 작년에 내가 정리해두었던 후기를 다시 보며 고민이 되었다. 작년엔 다양한 발표를 욕심내다 보니 오히려 하나하나 집중해서 듣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는 관심있는 몇 가지 주제를 정해 집중해서 듣고자 했다. 그렇게 정한 큰 주제는 하나는 햅틱, 그리고 다른 하나는 새롭게 관심을 갖고 연구해보려고 하는 Fabrication, 특히 3D printing이었다.

햅틱에서는 우리 연구실에서 준수 씨가 발표한 Diversifying Grain-Based Compliance Illusion by Varying Base Compliance가 있었다. 학회 오기 전부터 준비와 리허설, 발표 전 날 밤까지 수정하는 과정을 옆에서 보고 도와주어서 그런지 특히 기대되는 발표였다. 실제 발표에서는 내용 전달도 명확했고, 질의응답까지 능숙하게 응대하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발표를 보며 많이 배웠고, 멋있다는 생각을 했다.

한 번은 연세대 이병주 교수님 랩실의 학생이 발표한 Hardware-Embedded Pointing Transfer Function Capable of Canceling OS Gains를 들었다. 마우스의 감도 관련 연구였는데, 평소에 궁금했지만 깊이 찾아보지 않았던 내용을 실험적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신선했다. 특히 마우스로 충분히 다양한 조작을 경험했다는 기준을 각도와 속도 그래프로 시각화해서 task로 제시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마침 HCI 프로젝트로 마우스 커서 이동 방식에 변화를 주고 있었는데, 참고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보였고, 실험 설계도 흥미로워서 발표가 끝난 뒤 직접 발표자를 찾아 대화도 나누고 연락처도 교환했다. 처음으로 발표자와 직접 교류한 경험이라 더욱 기억에 남는다.

3D printing 관련 발표도 많이 들었는데, It’s Not the Shape, It’s the Settings 논문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출력 양, 이동 속도, 높이와 같은 프린터 세팅이 결과물의 특성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이를 활용할 방법에 대한 논의가 포함된 연구였다. 발표는 하나의 선을 출력하는 단순한 세팅 이야기로 시작해서, 3D 프린터 사용자라면 공감할 수 있는 질문들을 던지면서 연구의 필요성과 핵심으로 이끌어갔고, 발표 구성과 흐름이 인상깊어서 확 몰입해서 들을 수 있었다.

데모 세션에서는 발표자들과 좀 더 자유롭게 대화해보고 싶었다. 아무래도 논문 발표보다는 좀 더 가까이에서, 내가 궁금하고 모르는 것을 이것저것 더 편하게 물어볼 수 있는 느낌이었고, 영어로 말하는 것도 연습하고 싶었다. 덕분에 더 많은 질문을 하고, 다양한 실험 장비와 시연을 경험해볼 수 있었다.

학회 마지막 전 날 밤에는 KAIST Night이라는 모임도 있었다. 카이스트 사람들과, 초대받은 사람들이 함께 어울리는 행사인데, 올해는 교수님께서 티켓을 구해주셔서 연구실 사람들과 함께 참석할 수 있었다. 마지막 날이라 피곤하기도 했지만, 다양한 사람들이 우리 테이블로 와서 대화를 나누었고, 서로의 연구와 배경 이야기를 공유하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학회의 마지막을 사람들과의 교류로 매듭지은 것 같아 더 의미 있었다.

밥을 먹을 땐 옆에 앉은 사람이 먼저 말을 걸어오기도 했고, 발표를 같이 듣던 사람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각자 하고 있는 일이 다르고, 관심 분야도 조금씩 다르지만 새로움을 탐구하고 직접 확인하면서 느끼는 즐거움은 다들 비슷한 것 같았다. 이번 학회를 통해 최신 HCI 연구의 흐름을 알아보고 다양한 연구자들과 교류하며, 앞으로 내 연구의 방향을 더 깊이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후기를 마무리하며, 출장을 지원해주신 교수님께 감사드리고, 일본에서 함께 다니며 같은 방을 쓴 준수 씨, 상현 씨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