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우 UIST'25 후기
UIST 학회가 부산에서 열렸다. 올해는 국내에서 열린 학회가 많았는데, 이런 학회들은 시차가 없다는 점이 좋은 것 같다. 피로감이 적고, 낯선 환경에서 길을 헤매는 일도 없어서 전반적으로 훨씬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학회를 즐길 수 있었다.
이번 학회를 시작하면서 스스로 세운 목표는 두 가지였다. 발표를 들을 땐 앞자리에서 듣기, 그리고 모든 데모 체험하기.
앞쪽에 앉아서 발표를 들으니 집중이 잘 되는 것은 예상했지만, 생각하지 못했던 장점이 더 있었다. 첫 번째는 시연이 포함된 발표의 경우 세부적인 내용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고, 두 번째는 세션의 전반적인 흐름과 발표자 간의 교류를 더 잘 파악할 수 있었으며, 마지막으로는 대부분의 발표자가 앞쪽에 앉아 있어서, 세션이 끝난 뒤 자연스럽게 질문을 이어가기 쉬웠다.
논문 세션 외에도 Vision Talk은 무척 인상 깊었다. 두 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첫 번째 주제 “Easy and fast? Rethinking the future of content creation tools” 에서는 Takeo Igarashi 교수님께서 AI로 인해 빠르게 변하는 지금의 상황 속에서 ‘시간 절약’과 ‘효율성’만을 추구하는 태도의 한계를 짚으셨다. 그러면서 모모 책을 언급하셨는데, 이 책은 내가 10대 시절 가장 좋아했던 책이라 발표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학회가 끝난 뒤 다시 읽으며 그때의 생각을 정리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두 번째 주제 “What if the ‘I’ in HCI stands for Integration?” 은 Pedro Lopes 교수님이 진행하셨다. 논문에서 자주 뵙던 저자의 발표라 더욱 기대가 되었는데, 발표 전반을 관통하는 시각적 이미지를 중심으로 본인의 연구, 주변 연구, 앞으로의 연구 방향을 연결해 설명하신 점이 인상 깊었다. 특히 청중에게 실시간으로 앞으로의 HCI에 대한 이미지를 수집하며 함께 발표를 만들어가는 방식이 흥미로웠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함께 공유하며 들을 수 있어 더욱 의미 있었다.
데모 세션에서는 모든 데모를 빠짐없이 체험하자는 목표로 임했다. 데모 시간은 저녁 시간과 겹쳤지만, 사람들이 많이 몰리기 전 먼저 돌아보자는 생각으로 데모를 먼저 구경했다. 결과적으로는 너무 배고프긴 했지만… 그만큼 얻은 것이 많았다.
특히, fabrication 관련 연구들에서 다양하고 디테일한 조절 값들을 한 번에 비교할 수 있도록 세팅해둔 점이 인상깊었고, 연구를 이해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실제로 직접 만져보고 비교해보며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 연구 과정을 조금이나마 따라가볼 수 있었다.
매번 학회에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다양한 사람들과 연구를 마주할 때마다 즐겁고, 나도 더 열심히 연구하고 싶다는 의욕이 생긴다. 이번에도 여러 발표를 들으며 새롭게 공부하고 싶은 논문들이 생겼고, 내 연구 방향을 점검하고 확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영어 공부도 병행하며 학회를 보냈는데, 다음에는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영어로 교류할 수 있는 학회를 만들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