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우 CHI'26 후기
올해 CHI는 스페인에서 열렸다. 덕분에 생에 첫 유럽을 학회 참석을 위해 가게 되었다.
이번 일주일은 날씨가 무척 좋았다.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시기라 쌀쌀하기도, 따뜻하기도 한 시간들이 이어졌다.
대부분의 학회와 마찬가지로, CHI도 크게 논문, 포스터, 데모 발표로 나뉘어 있었다.
논문은 하나의 연구를 비교적 완성된 형태로 볼 수 있고, 포스터나 데모는 연구를 더 가까이에서, 혹은 직접 상호작용하며 경험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논문 발표에서 먼저 봤던 연구를 포스터나 데모에서 다시 만나게 되면 괜히 한 번 더 눈길이 간다. 발표를 들으며 머릿속으로 상상했던 상호작용을 직접 체험해보고, 궁금했던 부분들을 저자에게 물어보며 해소할 수 있다는 점이 학회 참석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처럼 느껴졌다.
그럼에도 세 종류의 발표 환경 중 가장 관심이 갔던 건 역시 논문 발표였다.
요즘 연구 트렌드와 새롭고 흥미로운 기술들을 가장 빠르게 접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논문의 수가 워낙 많다 보니 여러 발표가 동시에 진행되었고, 미리 어떤 발표를 들을지 선택해야 했다. 예전에는 분야 정도만 확인하고 갔다면, 이번에는 논문들을 전체적으로 많이 훑어보며 내용을 미리 파악하려고 했다.
덕분에 이번 학회에서는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발표를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시간 자체는 비슷했겠지만, 작년에는 발표마다 “이 연구가 무엇을 하는 연구인지” 따라가기에 바빴다면, 이번에는 논문의 내용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발표를 들으며 이해되지 않았던 부분들을 채워나갈 수 있었다.
발표에서는 짧게 넘어가는 내용들도 논문에는 구체적으로 담겨 있었다.
어떻게 구현했는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등을 미리 알고 있으니 발표에서는 연구의 흐름이나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식, 그리고 그 결과로 가능해지는 새로운 상호작용 시나리오들에 더 집중할 수 있었고, 훨씬 흥미롭게 다가왔다.
특히 이번 학회에서는 내가 연구를 글과 그림으로 설명할 때 어려움을 느꼈던 부분들을 다른 저자들이 어떻게 표현하는지 유심히 보게 되었다.
장치 사진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을 모델링 이미지나 아이콘으로 직관적으로 보여주기도 했고, 전체적인 디자인 공간이나 상호작용 구조를 간단하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그림으로 표현한 사례들도 많았다.
그런 표현들을 보면서 “나도 이렇게 설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따로 저장해두기도 했다.
이번 학회에서도 정말 많은 연구들을 볼 수 있었고,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시간이었다.
그중에서도 나에게 가장 크게 남은 건 “연구를 어떻게 설명하고 표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해볼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요즘 연구를 하며 느끼는 건, 좋은 연구를 만드는 것만큼이나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능력 역시 중요하다는 점이다.
나름대로 많이 고민하고 찾아봤다고 생각했지만, 이번 학회를 통해 사람들이 이해하기 쉬운 연구를 만드는 방법과 표현 방식에 대해 더 많이, 더 구체적으로 배울 수 있었다.
언제나 이런 배움의 기회를 주시는 교수님께 항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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