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재원 제 4회 한국햅틱스학회 후기

2026년 올해 개최된 제 4회 한국 햅틱스 학회에 다녀왔다.

로봇 피부와 역문제 기반 촉감 이미징 수업이다

첫날에는 햅틱 스쿨이 있었다. 건국대에서 진행됐고, 오전 오후로 두 세션이 있었다.

오전은 로봇 피부에 대한 강의였고, 오후는 BCI에 대한 강의였다. 두 교수님 모두 분야에 대한 열정과 지식이 느껴졌다.

로봇피부는 이날 햅틱스쿨 이후 데모나 강연에서도 많이 등장해서, 연구가 활발한 주제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센서의 응집도가 높아 해상도가 높은 센서는 손끝에, 면적이 넓고 내구성이 좋은 센서는 몸통쪽에 사용하는 등 방향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BCI는 과거 기반이 된 기술부터 뉴럴링크, 문자입력 등 자세하고 넓은 강의였다. 특히 흥미로웠던 것은, 뇌의 신호로 기기를 조작하는 것 뿐만 아니라 터치센서가 뇌에 자극을 줘서 느껴지게 할 수 있는 양방향 BCI였다.

이는 전 세션에서 다룬 로봇 피부의 센싱과 결합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보며 기술은 함께 발전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점심시간에는 다른 학교 연구실에서 오신 분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공압 장갑을 연구하고 계신다고 하셨는데, 같은 연구실 안에서도 촉각 센서를 만드는 분도 외골격을 연구하는 분도 계셔서 연구 분야를 넓게 가지고 있다고 했다.

학회에 와서 다른 연구실 사람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생긴다는 점도 좋았다.

다같이 명찰을 꾸몄다

다음날 화요일부터 본격적인 학회가 시작됐다. 간단한 개회식 이후에 다음날 있을 데모 세션과 포스터 세션의 발표자분들이 순서대로 30초 발표를 진행했다.

부스 번호 순서대로 발표하셨다

어떤 연구의 어떤 데모가 준비되어있다고 간단히 소개해주는 세션이었다.

안내 책자가 있었지만 나는 하나하나 메모하면서 해보고 싶은 데모를 표시해놨다.

티저 세션 이후에는 신진연구자와 신생 연구실 소개가 이어졌다. 소리를 분석해 진동으로 변환하는 연구, 생체모사 점착 구조 연구, VR 컨트롤러에 집중한 햅틱 연구 등 각자의 연구 방향을 소개해주셨다. 같은 햅틱스 안에서도 접근하는 방향이 이렇게 다양하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강연이다

이어서 기조강연이 두 차례 진행됐다. 첫 번째 강연에서는 로봇이 촉각을 갖게 하는 방법에 대해 다뤘다. “촉각은 생명체가 가장 먼저 갖는 감각이지만 휴머노이드에게는 가장 마지막에 주어질 감각일 것”이라는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또, “햅틱스의 다음 무대는 로봇이고 그 교과서는 인간”이라는 문장으로 강연을 마무리하셨다. (둘 다 AI가 생성해 준 문장이긴 하지만 딱 맞는 말이라고 생각해 마음에 든다고 하셨다.)

두 번째 강연은 로보틱스 연구가 전통적인 동역학 기반 제어에서 학습 기반 제어로 넘어온 과정에 대한 이야기였다. 오랜 기간 수식과 전략 기반으로 쌓아온 연구들을 소개해주시면서, 결국은 두 방식의 장점을 결합하는 방향이 중요할 것 같다고 하셨다. 정밀성이 필요한 부분은 전통적인 방식이, 범용성이 필요한 부분은 학습 기반이 유리하다는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세부적인 카테고리가 전문화되면 그 기술들을 어떻게 조합하는지가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학회 전반에 걸쳐서 하게 된 것 같다.

전기자극으로 팔의 움직임을 유도하는 데모

수요일에는 데모 세션에 참여했다. 전날 30초 발표를 들으면서 어떤 연구인지 머릿속으로 그려봤는데, 실제로 체험해보니 생각보다 잘 구현된 것도 있었고 내가 상상했던 것과는 다른 방향인 것도 있어서 인상깊었다.

사진의 전기자극으로 팔의 움직임을 유도하는 데모는 원격조종 시 장애물 회피 등에 활용하는 연구였다. 나는 직접 해보니 예상보다 반응이 커서 팔이 크게 움직였는데, 함께 체험한 연구실 동료는 잘 움직이지 않아 전류를 높였더니 통증을 느꼈다고 했다. 이 기술 자체가 사람마다 편차가 크기도 하고 캘리브레이션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하셨지만 나는 효과가 커서 인상깊었던 데모였다.

에코플렉스를 사용한 액추에이터

전해질에 전압을 가해 셀의 수축과 팽창을 제어하는 액추에이터도 인상적이었다. 저주파에서는 피부가 올라왔다 빨려 들어가는 듯한 흡착감이 느껴졌고, 주파수를 높이면 진동처럼 느껴졌다. LRA같은 진동 모터로 묘사하기 힘든 부드럽게 누르는 듯한 감각이 새로웠다.

영상에 맞춰 진동 피드백을 주는 의자와 안경

영상의 소리를 분석해 진동 피드백을 주는 연구도 체험했다. 총성, 차량, 폭발 등의 클래스로 오디오를 분류해 피드백을 주는 방식과, 단순히 오디오에 로우패스 필터를 적용한 방식을 비교해볼 수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후자가 더 직관적으로 와닿았다. 다만 연구자분께서 이 방식은 격렬한 장면이 아닐 때도 계속 진동이 발생해 과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하셨다.

만찬에서 진행된 축하공연

수요일 저녁에는 만찬이 있었다. 피아노와 바이올린 공연도 함께 진행됐다.

연구실 동료 김민서씨의 발표

목요일 오전에는 구두 논문 세션을 들었다. 연구실 동료인 김민서씨의 발표가 있었다. 나는 발표 영상 촬영을 부탁받아서 녹화하면서 발표를 들었다. 열심히 준비하시는 걸 봤던 터라 처음에는 나까지 긴장됐는데, 당당히 발표를 마치셨고 특히 발표 끝 교수님들의 질문에 방향을 잘 잡고 깔끔하게 대답하셔서 좋은 발표였다고 생각한다.

이외에 구두 논문 세션에서는 시간기반 캡챠 인증을 햅틱 인터렉션으로 옮긴 것이나 소리 기반 햅틱 랜더링의 동시성 인지 연구 등이 있었는데, 교수님들의 질문과 발표자의 답변을 보면서 질문이 짚고 있는 포인트에 대답을 잘 하기 위해서는 보여지는 것 이상으로 배경에서 고민해본 깊이가 있어야만 발표때 바로바로 대답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연구실 사람들과 함께

처음 참석해본 학회였는데, 논문이나 발표로 접하는 것과 직접 손으로 만져보는 것은 확실히 달랐다.

이번 학회에서는 데모 체험에 집중했는데, 설명만 들었을 때 상상했던 감각과 실제로 느껴지는 감각이 다른 경우가 많았고, 그 차이를 확인하는 과정과 아예 새롭게 알게 되고 체험하게 된 기술들이 이번 학회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이었다.